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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축소판 같은 세상, 사이클을 타며 살아가는 사람들

by lommy0920 2025. 8. 1.

출처:Pixabay.com 사이클을 타고 있는 일러스트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 시즌 1, 에피소드 2 "15 Million Merits"를 보며 내내 묘한 답답함과 씁쓸함을 느꼈다. 모두가 작고 회색빛 감도는 실내에 갇혀 사이클을 타야만 생존이 가능한 세계. 사이클을 멈추면 점수가 줄고, 그 점수가 줄어들면 일상조차 유지할 수 없는 시스템.

이 숫자는 곧 현실에서의 화폐, 신용, 생존과 직결된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발을 굴려야 했고, 그 속에서 진정한 자유나 인간다움은 점점 사라져갔다.

사이클 속에서 찾은 작은 희망, 그러나 진정성은 상품이 된다

주인공 ‘빙’은 단조롭고 무감각한 일상 속에서 단 하나의 빛 같은 존재, 진정성 있는 목소리를 가진 여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의 노래는 감정을 울렸고, 그는 자신이 모아둔 소중한 점수인 ‘15 million merits’를 전부 그녀에게 쏟아부어 대회에 나가도록 돕는다.

하지만 대중과 심사위원들은 그녀의 목소리가 아닌 자극적인 외모와 선정성에 주목하고, 결국 그녀는 원치 않았던 방향으로 소비되고 만다. 그녀는 상품이 되었고, 진정성은 유통기한이 짧은 마케팅 요소에 지나지 않았다.

자유를 꿈꾸지만, 결국 다시 사이클로 돌아간다

빙은 그 상황을 바꾸기 위해 또다시 점수를 모아 방송에 출연하고, 분노와 진심을 담은 연설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분노마저 상품화되어버린다. 분노는 쇼가 되고, 체제는 변하지 않으며, 그는 다시금 사이클 위에 앉는다. 단지 ‘더 좋은 방’, ‘더 많은 점수’만 보장받은 채.

이 장면은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껴졌다. 다람쥐 챗바퀴 돌 듯 반복되는 삶, 현실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발을 굴려야만 하는 구조, 자극에 길들여진 대중, 진심을 외쳐도 흘러가 버리는 현실.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

  •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선택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는가?
  • 진정성이 시장 논리에 의해 소비될 때, 인간다움은 어떻게 지켜야 할까?
  • 무의식 중 우리는 타인의 고통조차 ‘볼거리’로 소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진짜 목소리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 질문이 오래도록 머릿속을 맴도는 에피소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