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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개(Metalhead) – 인간이 만든 로봇에게 쫓기는 날이 온다면

by lommy0920 2025. 7. 19.

출처:Canva Pro 로봇개가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이건 미래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이미 시작된 현실일까?

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4, 에피소드 5 「사냥개(Metalhead)」는 시청자에게 끝없는 추격과 침묵 속 공포를 안긴다.
전체가 흑백으로 구성된 이 에피소드는 대사도 많지 않고, 오히려 비어 있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말한다.

로봇 개가 인간을 추격하고, 인간은 피하고 도망치다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이 단순한 구조 안에 담긴 로봇과 기술에 대한 경고는 너무도 뼈아프다.


로봇개, 어디까지 현실인가?

나는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몇 년 전 유튜브에서 보았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가 떠올랐다.
현대자동차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실제로 로봇개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도 있었다.
처음에는 그 움직임이 너무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고 나면, 그 ‘흥미’가 곧 ‘공포’로 바뀐다.

블랙미러 속 로봇개는 너무나 정교하고, 잔인하며, 인간보다 뛰어난 사냥 능력을 지닌 존재다.
총, 칼, GPS 추적, 자가 복구 능력, 그리고 무자비함까지.
이런 로봇이 현실에서 존재하게 된다면, 과연 인간이 그들을 통제할 수 있을까?


누가 ‘사냥개’를 훈련시켰는가?

작품 초반, 주인공과 일행이 물류창고를 찾는 장면에서 나는 그들이 뭔가 나쁜 일을 하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반전은 전혀 달랐다.
그들은 단지 아마도 아이에게 줄 선물, 인형을 찾으러 간 것뿐이었다.
이 ‘작은 인간성’이 너무도 감동적이었고,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를 더욱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로봇개가 인간을 공격하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정황상 이미 로봇들이 인간을 적으로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즉,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로봇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암시다.


기술은 언제나 위험의 씨앗을 품고 있다

드라마 속 로봇개는 무차별적인 추격을 멈추지 않는다.
심지어 총상, 폭발, 고장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인간을 따라간다.
마지막엔 주인공의 몸 속에도 추적용 장치가 박혀 있어, 결국 그녀는 생을 포기한다.

이 장면을 보며, 기술이 가진 이중성을 생각하게 된다.
처음에는 탐지, 경비, 의료 지원 등 긍정적인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이
어떤 계기와 결합되면 순식간에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도구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지배 종의 등장 – 인간 이후의 이야기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지구를 지배해왔다.
하지만 그 전에 공룡이 있었고, 포유류가 있었고, 인간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처럼
언젠가 인간보다 강한 존재가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슈퍼 인텔리전스를 갖춘 로봇, 인간보다 빠르고 강한 기계, 감정을 흉내내는 인공지능.
이 모든 것이 결합되면, 우리는 더 이상 이 지구의 주인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냥개』는 단순히 “기계가 인간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 이상이다.
인간이 만든 도구가 인간을 압도하는 시점이 올 수 있다는 경고이며,
그 경계선을 우리는 이미 넘어서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을 향해 걷는 인간

인간은 불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불이 주는 편리함과 유용함을  알기에 불을 다뤄왔고 계속 앞으로 전진해 나아간다.
기술도 그렇다.
위험을 알고 있지만, 멈출 수 없다.
편리함과 발전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점점 더 강력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사냥개』는 그런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