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어떤 존재와 연결되어 살아간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혹은 가끔은 아무 생명도 없는 물건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반려견의 눈빛에서 위로를 받고, 누군가는 매일 함께 걷는 길에서 마음의 안정을 느낀다.
그리고 이제는, 게임 속 캐릭터나 인공지능 로봇조차 누군가에겐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린 시대다.
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7의 에피소드 장난감은 이 감정의 영역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사회성이 떨어지는 듯한 주인공은 현실보다 게임 속에서 더 깊은 감정 교류를 느낀다.
그에게는 게임 속 캐릭터가 친구이자 위로였고, 결국 그 존재를 위협하는 현실을 향해 분노하게 된다.
우리는 그 장면을 보며 단순히 ‘기괴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예전엔 사람이 사람에게만 사랑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고립과 외로움이 일상이 된 지금,
감정을 나누는 대상은 더 이상 '인간'일 필요가 없어졌다.
우리는 애완동물에게 생일 파티를 열어주고,
로봇 장난감에게 이름을 붙이며,
가상 캐릭터와의 대화를 통해 마음의 균형을 잡는다.
이 모든 행동은, 결국 누군가와 진짜 감정을 주고받고 싶다는 갈망의 표현이 아닐까.
내가 느끼는 사랑, 고마움, 외로움, 슬픔…
이 모든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이 게임 속 캐릭터든, 반려동물이든, 혹은 내 어린 시절의 인형이라 해도
그 존재는 내게 진짜 의미 있는 ‘가족’이자 ‘친구’가 되는 것이다.
‘장난감’이라는 에피소드는 그래서 무섭기보다는 슬프고도 아름답다.
감정은 결국, 누가 주었는지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진심이었는가로 완성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