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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미러 ‘화이트 크리스마스’ – 기술로 복제된 자아, 그리고 고립이라는 형벌 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2의 마지막 에피소드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는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설정과 복합적인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기술은 인간을 편하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이 작품은 냉혹하고 섬뜩한 방식으로 "그렇지만 그 대가를 생각해보라"고 되묻는다. 이야기는 크리스마스날 외딴 오두막에서 두 남자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이 평범해 보이는 설정은 곧 현실이 아님이 드러난다. 둘 다 현실의 인물이 아니라, 기억과 자아를 복제한 ‘디지털 의식’(Cookie) 속에 존재하는 자아들이었던 것이다.🧠 복제된 자아는 진짜 내가 아닌가요?블랙미러는 인간의 의식을 그대로 복제해, 마치 또 하나의 ‘나’처럼 행동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현실의 나는.. 2025. 7. 29.
“코타로는 1인가구” – 아이가 전한 어른들의 외로움과 관계의 온기 외로운 사람들의 건물, 그리고 뜻밖의 가족“코타로는 1인가구”는 혼자 사는 어른들과, 혼자 살게 된 어린 아이의 만남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 관계, 그리고 따뜻한 연결을 그려낸 애니메이션입니다.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옆집에 사는 만화 작가와 코타로의 관계였습니다. 작가는 코타로의 생활을 걱정해 목욕탕, 유치원, 마트까지 따라다니다가, 점점 보호자처럼 행동하게 되죠. 어느 날, 여자친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코타로가 나를 짐이라고 느낄까봐 더 열심히 만화를 그리게 돼.”동정심으로 시작된 관계가 결국 삶의 원동력이 되는 장면. 우리는 관계에서 무언가를 주는 것 같지만, 결국 돌아오는 감정적 보상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었습니다.사람과 사람 사이, 따로 또 같이 사는 삶코타로의 옆옆집에는 술집에서.. 2025. 7. 28.
돌아올게(Black Mirror – Be Right Back): 죽은 이를 되살리는 기술, 위로일까 저주일까 2013년에 방영된 블랙미러 시즌 2의 첫 번째 에피소드 〈돌아올게〉는 AI 기술이 본격적으로 일상에 파고들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보면 오히려 더 현실적인 이야기로 다가온다. 사랑하는 사람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을 때, 그와 다시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와 다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면? 그런 유혹 앞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슬픔을 달래주는 기술"에서 시작된 이야기주인공 마사는 교통사고로 남편 애쉬를 잃는다. 상실의 고통 속에서 친구의 권유로, 고인의 온라인 기록을 바탕으로 말투와 감정을 복원한 AI 채팅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그 이후엔 목소리를 복원한 AI와 통화를 하고, 결국 외모와 목소리, 습관까지 완벽하게 복제된 휴머노이드 형태의 ‘애쉬’를 집으로 들이게 된다.그는 말한다.. 2025. 7. 27.
우리는 모두 ‘존’일지도 – 블랙미러가 보여준 사생활의 상품화 “존은 끔찍해” – 나도 모르게 공개된 나의 하루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6의 첫 번째 에피소드 「존은 끔찍해」는 충격적이면서도 익숙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주인공 '존'은 어느 날 저녁,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다.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가,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플랫폼 ‘스트림베리’에서 방영되고 있는 것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 내용이 바로 당일 그녀가 실제로 겪었던 일들이라는 점이다. 친구, 직장 동료, 연인까지 모두 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는 사실은, 존의 사생활이 더 이상 '개인적인 것'이 아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내가 아닌 나, 누가 나를 만들었는가에피소드의 중반부로 갈수록 상황은 더 혼란스러워진다. 드라마 속 ‘존’은 실제 인물이 아닌, AI로 구현된 시.. 2025. 7. 26.
블랙미러 시즌 3, 에피소드 4편: 샌주니페로 – 우리가 원하는 '영원'은 어떤 모습일까?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 시즌 3의 네 번째 에피소드인 **〈샌주니페로〉**는 이 시리즈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따뜻하고 감성적인 결말을 가진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하지만 겉보기엔 로맨틱한 이 디지털 유토피아가, 정말 우리가 원하는 ‘삶’일까? 이 에피소드는 현실에서는 노년의 삶을 살고 있는 인물들이, 가상현실 속 샌주니페로라는 곳에 접속해 마치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한 모습으로 사랑하고, 즐기고,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기술을 그리고 있다. 육체는 병원 침대 위에 있지만, 의식은 가상세계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이 세계에서는 육체의 고통도, 노동도, 사회적 제약도 없다. 사랑의 방식조차 자유롭고, 정체성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천국' 같은 세상이다.하지만 나는 이 .. 2025. 7. 25.
블랙미러 시즌 3 에피소드 1편 – 추락(Nosedive) : ‘좋아요’가 계급이 되는 세상 블랙미러의 〈추락〉은 “소셜미디어 점수가 곧 사회적 신용이 되는 세상”이라는, 다소 과장된 듯하면서도 지금 우리가 이미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그려낸다. 이 드라마는 그 설정만으로도 현실 비판과 풍자를 동시에 던진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단순한 SF가 아닌, 어느새 우리 삶의 방향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졌다. 현실을 보자. 요즘 온라인 셀러, 카페나 식당 운영자에게 '리뷰 점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생존이다. 별점이 낮으면 누군가의 선택에서조차 제외되기 쉽고, 4점 이상만 되어도 우리는 마음이 놓인다. 상품 구매도, 맛집 선택도 평점과 리뷰에 의존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과거에는 긴 대기줄을 보고 맛집을 추정했다면, 지금은 손가락으로 몇 번 넘겨보고 점수와 후기로 가게의 ‘격’을 판단하는 시대다. 〈추.. 2025.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