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플루토’는 오사무 테즈카의 명작 아톰에서 파생된 SF 서사로, 단순한 로봇 액션물이 아닌 인간성과 감정, 정의에 대해 묵직하게 묻는 작품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제6화에 등장하는 로봇 ‘블란도’는 많은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인간처럼 ‘가족’을 만들고, 그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심지어 식사하는 장면까지 흉내 내는 그의 모습은 과연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어디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로봇이 왜 '밥을 먹는 시늉'을 할까?
블란도는 인간이 먹는 식사를 그대로 흉내 냅니다. 실제로 소화 기능이 없으면서도 그는 식탁에 앉고, 음식을 입에 넣고, 대화를 나눕니다. 단순히 '프로그래밍된 행동'일 수도 있지만, 그 행동을 지속하는 이유는 '행동을 통해 가족이라는 감정적 연결'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가족과 식탁을 함께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감정을 형성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이 장면은 무척 상징적입니다.
로봇도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작중 블란도는 아이들을 걱정하고, 전쟁의 기억에 괴로워하며, 가족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려 합니다. 과연 이것이 프로그래밍된 알고리즘일까요? 아니면 어떤 방식으로든 학습되고 형성된 '감정의 유사체'일까요? 플루토는 이 지점에서 인간과 로봇의 경계를 허물며, 감정이란 것이 과연 생물학적 조건 없이도 가능한지를 탐색합니다.
시청자의 감정은 왜 '블란도'에게 이입되는가?
우리는 '사람 같은' 존재가 아닌, '사람보다 더 따뜻하게 행동하는 존재'에게 감정을 이입합니다. 블란도는 인간보다도 더 가정적이고, 정이 많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이 지점에서 '감정이 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감정이 전해지는가'임을 알 수 있습니다.
플루토가 던지는 철학적 질문
- 감정이란 무엇인가? 느끼는가, 표현하는가, 전달하는가?
- 행복이란 무엇인가? 조건인가, 관계인가?
- 로봇이 인간처럼 느낀다면, 그건 인간인가?
마무리하며
플루토는 단순한 SF가 아닙니다. 로봇이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되묻는 철학적인 작품이며, 블란도라는 캐릭터는 그 중심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를 보며 로봇이 인간을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란 존재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답은 결국 ‘감정’과 ‘관계’, 그리고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가치에 도달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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