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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속 철학 리뷰41

사냥개(Metalhead) – 인간이 만든 로봇에게 쫓기는 날이 온다면 이건 미래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이미 시작된 현실일까?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4, 에피소드 5 「사냥개(Metalhead)」는 시청자에게 끝없는 추격과 침묵 속 공포를 안긴다.전체가 흑백으로 구성된 이 에피소드는 대사도 많지 않고, 오히려 비어 있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말한다.로봇 개가 인간을 추격하고, 인간은 피하고 도망치다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이 단순한 구조 안에 담긴 로봇과 기술에 대한 경고는 너무도 뼈아프다.로봇개, 어디까지 현실인가?나는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몇 년 전 유튜브에서 보았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가 떠올랐다.현대자동차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실제로 로봇개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도 있었다.처음에는 그 움직임이 너무 신기하고 흥미로웠다.하지만 이 드라마를.. 2025. 7. 19.
내가 두 명이라면? – 블랙미러 ‘레이철, 잭, 애슐리 투’가 던지는 자아의 정체성 외형은 다르지만, 말과 감정은 나와 같다?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5의 마지막 에피소드 「레이철, 잭, 애슐리 투」는 처음엔 다소 상업적인 할리우드식 전개처럼 보인다.인기 팝스타 애슐리 O, 그리고 그녀를 동경하는 소녀 레이철과 냉소적인 언니 잭,거기에 애슐리 O의 목소리와 인격을 담은 인공지능 로봇 인형 ‘애슐리 투’까지.처음에는 팬심과 우상화, 가족 갈등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듯하지만,중반 이후부터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정체성을 얼마나 복제할 수 있는가",그리고 "그 복제된 자아는 자율적 존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라는 주제를 던진다.목소리와 감정, 기억을 가진 로봇 – 이건 그냥 기계일까?애슐리 투는 단순한 말동무 로봇이 아니다.그녀는 실제 애슐리 O의 감정 패턴, 목소리, 생각 구조를 바탕으로.. 2025. 7. 18.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가상 – 스트라이킹 바이퍼스가 던지는 정체성의 질문 "이건 그냥 게임일 뿐이야"… 정말 그럴까?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5의 첫 번째 에피소드 「스트라이킹 바이퍼스(Striking Vipers)」는단순한 VR 게임의 이야기를 넘어서, 현실과 감정, 신체와 정체성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품이다.어릴 적 친구였던 두 남성, 대니와 칼.오랜만에 재회한 그들은 새로운 형태의 가상현실 게임 ‘스트라이킹 바이퍼스 X’를 함께 플레이하게 된다.이 게임은 단순한 조작이 아닌, 의식을 직접 게임 속 캐릭터에 전이시켜 감각과 움직임까지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다.즉, 플레이어의 ‘정신’은 게임 세계에 있고, 육체는 외부에 남겨진다.감각이 현실이라면, 감정도 현실일까?게임 속에서 대니는 남성 캐릭터 ‘랜스’를, 칼은 여성 캐릭터 ‘록산느’를 조종한다.처음엔 격투 게임이었다. 그러나.. 2025. 7. 17.
당신은 몸인가, 영혼인가 – 블랙미러와 공각기동대가 던지는 정체성의 질문 인간을 정의하는 건 ‘육체’일까, 아니면 ‘영혼’일까?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6의 에피소드 「저 바다 너머 어딘가(Beyond the Sea)」에는 보기보다 훨씬 깊은 질문이 숨어 있다.주인공 데이비드는 클리프의 레플리카(아바타)에 접속해 지구의 삶을 잠시 대신 체험하게 된다.겉모습은 분명 클리프지만, 그 안에 담긴 인격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그리고 이 낯선 영혼이 들어온 육체는 주변 인물, 특히 클리프의 아내에게 강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이 장면을 보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사람들은 몸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인격’ 혹은 ‘영혼’에 반응하고 있다.그렇다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본질은 결국 정신, 기억, 감정, 의식이 아닐까?공각기동대 SAC_2045 – 기억을 가진 로봇, 푸린은.. 2025. 7. 16.
닥치고 춤춰라 – 우리 모두의 그림자를 비추는 블랙미러 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3의 세 번째 에피소드 ‘닥치고 춤춰라(Shut Up and Dance)’는 마치 현실을 거울처럼 비추는 잔인하고도 날카로운 작품이었다.무엇보다도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아주 평범하고 선량해 보이는 소년이었다. 동생을 챙기고, 레스토랑에서 낯선 아이의 물건을 주워줄 정도로 착하고 조용한 아이. 하지만 이 소년은 어느 날, 해킹을 당한 자신의 사생활이 협박의 수단으로 쓰이게 되고, 결국엔 통제할 수 없는 지시를 따르게 된다. 그가 지키고 싶었던 건 부끄럽지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은밀한 사생활이었다.그러나 블랙미러는 그런 은밀한 욕망조차도 '판단받고 공개되어야 할 죄'처럼 비추며, 마치 현대 사회의 이중적 도덕성과 군중심리를 조명한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들었던 감정은 복잡했다. 누.. 2025. 7. 14.
저 바다 너머 어딘가 (Beyond the Sea) – 믿음, 선의, 그리고 인간의 민낯 이상과 현실 사이, 인간은 어디쯤 서 있는가?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 시즌 6의 「저 바다 너머 어딘가」는 단순한 SF가 아니다. 이 에피소드는 우리가 가진 믿음, 선의, 그리고 본능이라는 주제를 냉철하게 그리고 가차 없이 들여다본다. 그리고 시청자로 하여금 너무도 현실적인 공포와 분노를 불러일으킨다.신념이라는 이름의 폭력극 중 광신도 집단은 인류의 기술을 거부하며, ‘신에 대한冒涜(모독)’이라 판단해 우주비행사의 가족과 레플리카를 잔혹하게 살해한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그들이 이 행동을 죄책감 없이 정당화하며 경찰에 자수하는 장면이다. 폭력은 자신들이 믿는 신념 안에서 정당한 ‘심판’일 뿐이다.이 장면은 단지 드라마 속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현실 세계에서도, 서로 다른 종교나 정치적 이념으로 인해.. 2025.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