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 우리는 모두 ‘존’일지도 – 블랙미러가 보여준 사생활의 상품화 “존은 끔찍해” – 나도 모르게 공개된 나의 하루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6의 첫 번째 에피소드 「존은 끔찍해」는 충격적이면서도 익숙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주인공 '존'은 어느 날 저녁,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다.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가,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플랫폼 ‘스트림베리’에서 방영되고 있는 것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 내용이 바로 당일 그녀가 실제로 겪었던 일들이라는 점이다. 친구, 직장 동료, 연인까지 모두 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는 사실은, 존의 사생활이 더 이상 '개인적인 것'이 아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내가 아닌 나, 누가 나를 만들었는가에피소드의 중반부로 갈수록 상황은 더 혼란스러워진다. 드라마 속 ‘존’은 실제 인물이 아닌, AI로 구현된 시.. 2025. 7. 26. 블랙미러 시즌 3, 에피소드 4편: 샌주니페로 – 우리가 원하는 '영원'은 어떤 모습일까?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 시즌 3의 네 번째 에피소드인 **〈샌주니페로〉**는 이 시리즈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따뜻하고 감성적인 결말을 가진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하지만 겉보기엔 로맨틱한 이 디지털 유토피아가, 정말 우리가 원하는 ‘삶’일까? 이 에피소드는 현실에서는 노년의 삶을 살고 있는 인물들이, 가상현실 속 샌주니페로라는 곳에 접속해 마치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한 모습으로 사랑하고, 즐기고,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기술을 그리고 있다. 육체는 병원 침대 위에 있지만, 의식은 가상세계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이 세계에서는 육체의 고통도, 노동도, 사회적 제약도 없다. 사랑의 방식조차 자유롭고, 정체성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천국' 같은 세상이다.하지만 나는 이 .. 2025. 7. 25. 블랙미러 시즌 3 에피소드 1편 – 추락(Nosedive) : ‘좋아요’가 계급이 되는 세상 블랙미러의 〈추락〉은 “소셜미디어 점수가 곧 사회적 신용이 되는 세상”이라는, 다소 과장된 듯하면서도 지금 우리가 이미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그려낸다. 이 드라마는 그 설정만으로도 현실 비판과 풍자를 동시에 던진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단순한 SF가 아닌, 어느새 우리 삶의 방향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졌다. 현실을 보자. 요즘 온라인 셀러, 카페나 식당 운영자에게 '리뷰 점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생존이다. 별점이 낮으면 누군가의 선택에서조차 제외되기 쉽고, 4점 이상만 되어도 우리는 마음이 놓인다. 상품 구매도, 맛집 선택도 평점과 리뷰에 의존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과거에는 긴 대기줄을 보고 맛집을 추정했다면, 지금은 손가락으로 몇 번 넘겨보고 점수와 후기로 가게의 ‘격’을 판단하는 시대다. 〈추.. 2025. 7. 24. 블랙미러 ‘아크엔젤(Arkangel)’ – 아이를 지키려는 마음이 만든 역설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미러 시즌 4, 에피소드 2편 ‘아크엔젤’*은 기술로 자녀를 보호하고자 했던 엄마의 순수한 의도가 어떻게 비극을 낳는지, 우리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를 묻는 작품입니다. 이 에피소드를 보며 저는 실제 주변에서 들었던 이야기와 겹쳐졌고, 기술과 양육 사이의 균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드라마 속 싱글맘은 딸을 지키기 위해 최첨단 감시 기기 ‘아크엔젤’을 이식합니다. 아이의 위치는 물론, 심박수, 스트레스 수치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위험하거나 충격적인 장면은 자동으로 블러(모자이크) 처리됩니다. 처음에는 안전장치처럼 보이지만, 사춘기 딸의 일상과 사생활까지 속속들이 감시하게 되면서 엄마와 딸의 관계는 균열을 맞이합니다. 딸이 연애를 하고 일탈을 시작하자, 엄.. 2025. 7. 23. 스미더린(Smithereens) – 당신은 지금, 정말 중요한 일을 보고 있나요? 작은 알림 하나가 인생을 바꾼다면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5의 에피소드 2편 〈스미더린〉은거대한 기술보다 오히려 인간의 내면과 사회 구조의 균열을 조명하는 작품이다.이 에피소드는 거창한 SF가 아니다.그 대신, 지금 우리 주변에서 매일같이 일어나는 일들로 시작한다.그리고 그 일들이 얼마나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주인공은 누구보다 평범한 사람이었다주인공 크리스는 전직 교사였고, 평범하고 온순한 인물이었다.하지만 어느 날, SNS 알림을 확인하려고 잠깐 핸드폰을 들여다본 그 순간,그의 차량은 반대편 차선을 침범했고, 맞은편 차량의 운전자와 자신의 약혼자가 목숨을 잃는다.공식적으로 그는 피해자로 기록되지만,그는 누구보다도 자신이 가해자임을 알고 있었다.그 죄책감과 후회는 곧 시스템을 만든 회사.. 2025. 7. 22. 악어(Crocodile) – 기억을 추출하는 시대, 인간은 더 인간다워질까? 단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부른 비극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4의 에피소드 3편 「악어(Crocodile)」는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스릴러이자,기술 발전이 인간의 본성을 어떻게 자극할 수 있는지를 섬뜩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다.한 여성의 단 하나의 선택이 어떻게 끝없는 비극을 초래하게 되는지를 따라가며,인간성과 기술, 그리고 도덕성의 붕괴를 눈앞에 펼쳐 보인다.죄책감보다 두려움이 더 클 때, 인간은 괴물이 된다주인공 미아는 과거, 남자친구와 함께 운전 중 발생한 사고로 사람을 죽이고 그 시신을 은폐한다.시간이 흘러 그녀는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지만,당시의 공범이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며 사건을 고백하겠다고 하자,그를 막기 위해 미아는 그를 살해하고, 그 후의 모든 상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 2025. 7. 21.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