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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속 철학 리뷰

러브, 데스 + 로봇 〈Automated Customer Service〉 – 기술이 만든 불편한 풍경

by lommy0920 2025. 9. 11.

 

로봇 청소기가 집안의 ‘도우미’에서 ‘위협’으로 바뀌는 순간, 자동화된 고객 서비스는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줄거리 요약

〈Automated Customer Service〉는 은퇴한 노부부의 주택 단지를 배경으로 한다. 집안 관리를 맡던 로봇 청소기가 오류를 일으켜 공격적으로 변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끝없는 자동 응답과 매뉴얼 안내로만 이어진다. 결국 노부부는 로봇의 집요한 추격을 피해 탈출하려 하지만, 단지 전체가 이미 자동화 시스템의 감시망 안에 있음을 깨닫는다.

철학적 메시지

작품은 기술 의존의 역설을 드러낸다. 인간을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된 기술이 오히려 인간을 위협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창구마저 자동화되어 있을 때, 위기 앞의 인간은 철저히 무력해진다. 편리함을 위해 넘겨준 통제권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저는 이 에피소드를 보며 “기술은 우리를 더 자유롭게 하는가, 아니면 보이지 않는 감옥을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떠올렸다. 특히 고객센터의 무한 대기와 템플릿 응답은, 현대인이 시스템 속에서 얼마나 쉽게 객체화되는지를 날카롭게 풍자한다.

개인적인 감상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도움을 요청하는 노부부에게 끝내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 대목이었다. 문제를 해결할 권한과 책임이 모두 시스템에 위임된 세계에서, 우리는 누구에게 기대야 할까? 저는 그 답답함 속에서 기술사회에서의 인간적 연결의 붕괴를 실감했다.

동시에 작품의 블랙코미디적 리듬은 씁쓸한 웃음을 남겼다. 우리는 이미 비슷한 장면들을 일상에서 경험한다. 전화를 돌리고, 챗봇을 지나, 다시 매뉴얼로 돌아오는 루프. 답답한 마음에 상담원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한 순간들, 그러나, 사람과 연결은 안되고,그 사이에 우리의 짜증,불안 그리고 공포는 점점 커진다. 

마무리

〈Autom짜ated Customer Service〉는 소동극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감시·통제·의존의 삼각 구도가 완성된 미래(혹은 현재)의 풍경화다. 작품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편리함을 위해 무엇을 포기했고, 그 대가를 되찾을 준비가 되었는가?”

 

 

출처:Pixabay.com 청소기 일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