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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속 기술과 철학 리뷰

가상현실 속 불륜, 현실에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

by lommy0920 2025. 8. 6.

출처:Pixabay.com 여성과 남성이 팔짱을 낀체 앞을 보고 있다

 

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 5의 에피소드 〈스트라이킹 바이퍼스(Striking Vipers)〉는 가상현실 게임을 통해 벌어지는 낯선 관계를 다룹니다. 이 에피소드는 단순한 SF 설정을 넘어서, 인간의 정체성과 관계, 그리고 윤리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주는 부분은 가상현실 속 '불륜'입니다. 물리적으로는 아무런 접촉이 없지만, 감정적으로는 진짜 사랑과 쾌락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관계는 실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 블랙미러의 세계: 아바타를 통한 감정적 배신

주인공 대니는 친구 칼과 함께 플레이하는 가상현실 격투 게임에서, 각자의 아바타를 통해 성적인 관계를 맺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서로 가족이 있는 평범한 중년의 남성이지만, 가상 공간 속에서는 새로운 성별과 감정을 가진 존재로 변모합니다.

육체적인 접촉은 없지만, 그 안에는 감정, 욕망, 중독이 존재하고, 현실의 배우자에게는 명백한 소홀함과 거짓이 동반됩니다.


⚖️ 현실 세계의 사례: 가상 불륜, 이혼 사유가 될까?

실제로 가상현실에서의 정서적 불륜은 이미 법률적으로 논의된 적이 있습니다.

  • Second Life 사례 (2008): 영국의 한 부부가 가상현실 게임 Second Life에서 남편이 다른 여성 아바타와 관계를 맺는 것을 아내가 목격하고 실제로 이혼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 미국 뉴욕주: 'Virtual Infidelity'는 물리적 간통(adultery)은 아니지만, 정서적 학대(emotional cruelty) 또는 결혼 생활 파탄의 근거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텍사스, 메릴랜드 등: 가상공간에서의 지속적인 온라인 관계가 '잔인한 처우(cruel treatment)' 또는 '신뢰 붕괴'로 해석되어, 이혼 사유에 포함된 사례들이 있습니다.

즉, VR 관계가 실제 이혼 판결에 영향을 미친 선례는 존재합니다.


🧠 신체 없는 사랑의 의미 – 정서적 불충실은 배신일까?

전통적으로 불륜은 '육체적인 배신'으로 간주되었지만, 이제는 정서적인 헌신의 붕괴 역시 강한 이혼 사유로 인식되는 시대입니다.

만약 배우자가 현실에서는 무심하지만, 가상현실에서는 타인과 깊은 감정적 유대를 나누며 쾌락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게임일까요? 아니면 정서적 외도일까요?

현실에서의 '사랑'은 단지 육체적 관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믿음, 신뢰 역시 결혼의 핵심 요소입니다.


📱 기술 발전과 법의 변화, 그리고 인간의 윤리

VR, AR, AI 연인, 디지털 휴먼… 기술은 관계의 정의를 새롭게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기존 윤리의 틀이 무너지고, 새로운 판단 기준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 가상현실 속 사랑, 실제 감정으로 간주할 수 있을까?
  • VR 성행위, 현실의 간통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 앞으로의 결혼 계약서에는 '가상공간 내 정서적 충실성 조항'이 들어가야 할까?

블랙미러는 이 모든 질문을 미래가 아닌 현재의 고민으로 제시합니다.


🔍 결론: 우리는 무엇을 사랑하고, 어디까지 지켜야 할까

스트라이킹 바이퍼스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신체가 없으면 그것은 배신이 아닐까?”

이제 우리는 '사랑'과 '충실'이라는 개념을 다시 정의해야 할 시점에 있습니다. 현실과 가상이 구분되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인간의 감정과 윤리가 아닐까요?